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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자독식 시대] 조선, 중국과 경쟁으로 중소형사 생사기로

매경이코노미 | 09.11.07 14:39

조선은 한국의 간판 수출산업이다. 품질과 생산 능력이 뛰어나 2003년부터 줄곧 세계 수주점유율 1위를 차지해왔다. 승자독식도 기대해볼 만한 업종이다. 그러나 세계 금융위기가 터진 뒤부터 상황은 크게 달라졌다.

지난 9월 전 세계 발주량은 27척에 그쳤다. 지난해 월평균 발주량 대비 11%(212척) 수준이다. 최근에는 독일, 대만 등 국외 선사들이 자금난을 겪으면서 기존에 주문받았던 물량의 자금 회수마저 걱정해야 할 처지에 빠졌다. 최소 1년 이상 장기 침체가 지속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전재천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현재 중국을 제외하고 마땅히 배를 주문하는 곳이 없다"며 "지금 상황에서 조선은 승자독식이 아닌 생존을 걱정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中, 내년부터 건조 능력 한국 앞질러

특히 후발주자인 중국 조선사들의 무서운 추격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올해 글로벌 발주 물량이 중국 선사 위주로 되다 보니 수주점유율에서 처음 중국에 밀렸다. 세계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올 10월까지 중국의 수주점유율은 49%(1위)였고 한국은 37%로 2위에 머물렀다. 전문가들은 금융위기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분석하지만 장기적으로 따라잡힐 공산이 크다.

현재 국내 대형 3사(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를 제외한 중소형조선사는 30개 정도다. 이 중 설립된 지 3년 안팎의 신생조선사는 절반인 17개에 달한다. 이들 중소형조선사들은 현재 자금난과 수주난을 동시에 겪고 있다. 현재 조업 중단된 중소형조선사만도 3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주가 계속 어려워진다면 신생 중소형조선사는 물론 상장 조선사 중에서 무리하게 수주 확장을 한 업체들도 구조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홍성인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은 국가적으로 조선산업을 중점 육성 대상 산업 중 하나로 지정해 국영기업인 중국선박중공업집단공사(CSIC)와 중국선박공업집단공사(CSSC) 산하 조선업체들을 중심으로 3대 조선기지를 대대적으로 확충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조선협회 회원사는 385개사에 달하며 수주잔량 기준(클락슨 발표) 100위 업체에 41개사가 포함돼 있다.

중국 정부는 2015년에 한국을 추월해 조선 주도국이 되겠다는 중장기 계획을 이미 발표했다. 내년부터는 중국의 건조 능력이 우리나라를 앞지를 것으로 전망된다.

전재천 연구위원은 "중국 조선사의 건조 능력을 추정할 때는 상위와 하위 조선사를 나눠서 생각해야 한다"며 "상위 30위 조선사는 양호하게 운영하고 있지만 하위 조선사는 상당수가 한계 상황에 도달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해도 국내 중소형조선사의 입지는 갈수록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조용준 신영증권 센터장은 "결국 공급과잉 문제가 해소돼야 하는데 업종 특성상 구조조정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내년 하반기가 되면 한국과 중국 기업 간 본격적 경쟁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홍성인 연구위원은 "앞으로 국내 중소형조선사는 어떤 전략을 짜서 틈새시장을 공략하느냐에 따라 생존 여부가 갈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충일 기자 loyalkim@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530호(09.11.1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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