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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 신중론자들의 경기 진단 “최대 고민은 저성장… 시장은 내년을 두려워한다” 국민일보 | 2009.11.05 18:57
7일 만에 반등하는 듯했던 증시가 5일 또다시 내려앉았다. 국내 증시는 물론 세계경제에 대한 비관론에 점차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국내 증시의 대표적 신중론자인 삼성증권 김학주 리서치센터장과 HMC 투자증권 이종우 리서치 센터장은 국내외 경기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이날 만나본 두 사람은 "시장은 내년을 두려워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정부 지출에 의한 상승이 지속되려면 소비 진작이 이어져야 하는데 지금은 그런 기대도 확신도 어렵다는 것이다. ◇정부 역할 끝나가는데 소비회복은 난망, "내년이 두렵다"=이 센터장은 "정부 재정지출이 한계에 닥쳤는데 아직도 민간이 커버해줄 부분이 원활해지지 않고 있다"며 "그동안 금리인하 약발로 보여준 경제 상승 탄력은 약화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특히 미국의 소비 회복이 아직도 멀어 보이는 것이 글로벌 경제 회복의 탄력을 떨어뜨리는 문제로 꼽혔다. 이 센터장은 "미국 사정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지금은 자산구조가 망가진 상황"이라면서 "부채가 줄거나 자산가격이 올라야 하는데 둘 다 잘 안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 센터장도 "그동안 증시는 미국 정부가 경기회복 시동이 걸릴 때까지 돈을 풀 것이라는 확신을 준 덕분에 상승해 왔다"면서 "정부가 쓸 돈을 다 쓴 것 같은데도 여전히 시동이 걸리지 않자 시장은 불안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과 이머징마켓 등의 성장도 '미국 소비회복' 없이는 한계가 있다는 게 두 사람의 공통된 인식이었다. 김 센터장은 "기본적으로 세계경제의 소비 주축은 여전히 미국에 있다"면서 "미국 소비가 살아나지 않고, 생산만 가지고 성장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도 "올해 중국은 경기부양책으로 특수를 일으켰지만 소비는 선진국"이라면서 "지금 경기의 모멘텀은 선진국으로 넘어갔다"고 말했다. ◇더블딥? 정부 지출 유지 여부에 달려=최근 논란인 '더블딥(double dip·경기 일시회복 후 재하강)' 가능성에 대한 생각은 조금 달랐다. 이 센터장은 "더블딥 가능성은 없다"면서 "더블딥이 생기면 정부가 어떻게든 막아낼 것이기 때문"이라고 잘라 말했다. 반면 김 센터장은 "가만히 내버려두면 더블딥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면서 "정부 재정으로 막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지만 만약 물가급등 등으로 더 이상 정부가 돈을 풀 수 없는 상황이 되면 버블(bubble)이 터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내년이 어려울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 이 센터장은 "가장 걱정스러운 것은 저성장"이라면서 "한국은 3%로 아래로, 미국은 2% 미만 수준의 성장이 상당 기간 지속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센터장도 "내년 성장률은 시장이 기대하는 것보다 낮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자 "인내 갖고 기다릴 때"=김 센터장은 국내 증시에 대해 "현재 코스피 적정 지수는 1540선"이라면서 "물가 상승이 예상보다 심해지면 내년 상반기에 1440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도 연내 코스피지수 등락폭은 1500∼1600초 중반 수준으로 잡았지만 내년 1분기에는 1500선도 깨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런 상황에서 투자자들은 어떻게 시장을 바라봐야 할까. 두 사람 모두 "기다리라"고 입을 모았다. 이 센터장은 "내년엔 1400∼1800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이라면서 "서두르지 말 것"을 당부했다. 김 센터장은 "2013년이면 중국이 진정한 의미의 성장단계에 들어설 것"이라며 "3∼4년 정도 기다릴 수 있는 장기투자를 권한다"고 말했다.

조민영 김정현 기자 my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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