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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재벌 美 증시 진입 난항 머니투데이 | 2009.11.07 12:01
[머니투데이 안정준기자][범죄 조직 연루설에 막대한 영향력 행사…美 투자은행 '벌벌']

러시아 경제의 주축 올리가르히(신흥재벌)의 미 증시 진입이 난항을 겪고 있다. 월가에서 기업공개(IPO)를 추진중인 러시아 알루미늄업체 UC 루살의 경영자 올레그 데리파스카에 대한 미 투자은행들의 시선이 곱지 못하기 때문이다.

UC 루살의 IPO 규모는 25억달러. 활황세를 보이고 있는 미 IPO 시장에서도 대어급에 속한다. 올해 미 증시 전체 IPO 규모는 180억 달러로 이 가운데 80억달러의 기업공개를 실시한 방코 산탄데르 브라질을 제외하면 UC 루살이 최대다.

하지만 월가 투자은행들은 러시아 재벌의 미 증시 진입을 탐탁치 않게 여기고 있다. 범죄 단체와 연루돼 있다는 혐의를 받고 있음에도 러시아는 물론 미국 정치·경제권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데리파스카에 대해 월가 투자은행들은 일종의 '공포'를 느끼고 있다는 평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수년간 UC 루살의 경영자 데리파스카는 미국 비자를 발급받지 못했다. 미 당국은 데리파스카가 거대 범죄 조직의 수장급으로 연루돼 있다고 보고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데리파스카는 미국을 안방 드나들 듯 오갈 수 있었다. 지난 수개월간 미국 비자가 없는 데리파스카가 IPO 관련 업무로 미국을 두 차례 방문할 수 있었던 것은 미 연방수사국(FBI)이 특별 입국 허가증을 발급해 줬기 때문이다.

두 차례의 미국 방문 기간 중 그는 골드만삭스의 로이드 블랭크페인 최고경영자(CEO)와 모간 스탠리의 존 맥 CEO 등 거물들을 만나 월가에 대한 영향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러시아와 미국 양측 정치권과의 관계도 매우 긴밀한 것으로 알려졌다. UC 루살의 미 증시 IPO가 가능했던 것 자체가 워싱턴 로비스트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 모두로부터 그가 지지를 받았기 때문이라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금융위기를 겪으며 러시아 정부와 월가로부터 막대한 자금을 끌어모을 수 있었던 것도 같은 맥락에서 설명된다. 데리파스카는 금융위기 당시 러시아 정부로부터 45억달러를 지원받았으며 메릴린치와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 등 해외 채권단으로부터도 45억달러 수혈받았다. 도덕적 해이 논란이 비등했지만 데리파스카와 UC 루살은 메이저 알루미늄 업체의 자리를 지킬 수 있었다.

최근 골드만삭스가 UC 루살 IPO의 주요 주간사 지위를 포기한 것도 데리파스카의 어두운 배경과 막대한 영향력 때문이라는 것이 시장 관계자들의 평가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메릴린치도 내부 논의를 거쳐 UC 루살의 IPO를 주간하기로 했지만 상황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고 WSJ은 전했다.

월가의 반발 심리가 만만치 않지만, UC 루살 측은 미 증시 상장은 시간 문제라는 입장이다.

UC 루살 측 관계자는 "이번 IPO의 규모는 결코 작지 않으며 미 증시 전체 IPO 시장의 기념비적 사건이 될 것"이라며 "대규모 IPO를 마다할 투자자들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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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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